마약(필로폰) 4범 혐의와 구속영장 청구 사안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신은규 변호사입니다.
제가 예전에 수행했던 사건으로, 제 의뢰인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으나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던 사안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제 의뢰인은 마약(필로폰) 범죄로 이미 3회에 걸쳐 동종 전력이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번 사안은 초범, 재범, 3범도 아닌 4범에 대해 구속영장의 청구 및 영장실질심사가 이루어졌는데, 저의 영장실질심사에서의 치밀한 조력으로 구속영장의 청구가 기각되었던 사례입니다.
의뢰인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입니다. 안타깝게도 의뢰인은 마약인 필로폰을 일찍이 접하여, 어린 나이에서부터 마약인 필로폰을 끊어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전에 마약인 필로폰을 처음으로 투약한 혐의로 수사기관인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나, 당시에는 초범이고 단순 투약 혐의였던 까닭에 다행스럽게도 검찰청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전력이 있었습니다(기소유예 처분은 전과는 아니나, 동종 범죄에서는 동종 전력으로 취급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처음으로 마약인 필로폰을 투약했던 범행에 대해서 기소유예 처분의 선처를 받았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인지, 의뢰인은 사안의 중대성에 대해서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그 이후에도 마약인 필로폰을 끊어내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투약을 계속하였습니다.
의뢰인은 그 이후에도 두 차례나 더 마약인 필로폰을 투약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재범인 투약 범죄와 3범인 투약 범죄에 대해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초범도 아니었고 과거에 이미 동종 마약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전력도 있었기에, 결국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속담이 있듯이 의뢰인은 재범인 마약 필로폰 투약 범죄와 3범인 마약 필로폰 투약 범죄에 대해서 기소되어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신기하게도 아직까지 의뢰인은 위 사건들로 인하여 신병이 구속되거나 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어떤 경우에 선처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더더군다나 무겁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안에 대해서 때로는 운이 좋거나 하는 식으로 선처를 받았을 때,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른 채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서 가벼이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의뢰인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마약인 필로폰과 관련해서 초범, 재범, 3범인 상황에서 의뢰인은 그만 안타깝게도 또 다시 필로폰에 손을 대었습니다. 아무리 필로폰이 중독성이 강한 마약이라고는 하지만, 이 이상 범행을 계속하다가는 분명 중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에 경각심을 가졌어야 했으나 너무나 안타깝게도 의뢰인은 또 다시 필로폰을 투약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수사기관에서 사정을 봐 주지 않았습니다.
제보를 통하여 의뢰인의 범행과 현재지는 경찰에 특정되었고, 경찰은 즉시 의뢰인을 체포하였고 의뢰인의 소지품과 소변과 모발 등에 대해서 압수를 진행하였습니다. 범행과 죄증은 명백했고 이 이상 의뢰인이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보였습니다. 의뢰인은 체포 직후 즉시 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되어 수감되었습니다.
긴급한 구속영장 청구와 영장실질심사 준비
급박한 상황에서 의뢰인은 급히 변호인을 구하게 되었고, 우연과 인연이 닿아 제가 근무하고 있는 KHB파트너스 법률사무소와 접촉이 되었습니다. 빠르고 신속하게 계약서와 선임계를 준비한 후 의뢰인이 수감되어 있는 경찰서 유치장으로 향하였고, 의뢰인의 상황과 사건의 내용을 파악한 뒤 곧이어 이어진 경찰에서의 피의자신문 조사에 참여하였습니다.
경찰에서의 피의자신문 조사에서 의뢰인은 자신의 혐의 사실에 대해서 자백하였고, 최대한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로 임하였습니다. 그러나 앞서 제가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사건은 의뢰인이 마약인 필로폰 범죄와 관련해서 초범도, 재범도, 3범도 아닌 4범인 상태였고, 수사기관인 경찰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게 봐 주려고 한다 하더라도 의뢰인의 신병을 풀어줄 수는 없었습니다.
경찰에서의 조사 이후 경찰은 의뢰인에 대해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하였고, 검찰에서는 의뢰인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제 의뢰인은 꼼짝없이 구속의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만 같아 보였습니다.
이른바 '사전영장'이라는 것과 '사후영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관례적인 관용상의 표현이긴 한데, '사전영장'은 아직 체포되지 않은 피의자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경우이고, '사후영장'은 체포영장에 의해서 체포되거나 또는 긴급체포된 피의자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을 뜻합니다. '사전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의 경우는 아직 피의자에 대해서 체포가 집행된 것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영장실질심사의 기일이 며칠 정도 뒤로 여유있게 잡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영장실질심사를 대비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사후영장'의 경우,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에 의해 피의자를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이 청구되어야 하기에 모든 것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제 의뢰인 또한 위에서 본 '사후영장'의 케이스였고, 체포된 이후에 경찰에서 피의자신문 조사까지 받았기에 경찰에서는 아주 신속히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하였고 검찰 또한 곧바로 의뢰인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습니다. 제가 의뢰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 조사에서의 참여를 마친 후 사무실에 돌아오니 늦은 저녁이었는데, 사무실에 대기하다가 자정 경에 법원 영장계에 확인해보니 의뢰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바로 다음 날 오전10시경으로 잡힌 상황이었습니다. 지체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비록 매우 늦은 밤이었지만 법원 영장 당직계에 연락하여 신속히 구속영장청구서 사본을 확보하였고, 다음 날 오전까지 채 10시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최대한 노력하여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형사사건을 많이 선임하고 수행하는 변호사들에게는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구속영장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해야 하느라고 기존의 일들은 만사 제쳐둔 채 밤을 새워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해야 하는...
법령과 서류를 검토하고 변론을 준비하다보니 새벽녘이 되었고,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자 집에 귀가했습니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 시각이 오전 10시경이었기에 불과 두어 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다시 일어나야 했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찍 집에서 출발하여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 및 법적 변론
형사소송법은 아래와 같이 구속의 사유를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70조(구속의 사유)
① 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1.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2.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3.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② 법원은 제1항의 구속사유를 심사함에 있어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우려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제201조(구속)
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제70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검사는 관할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 판사의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본 사건의 의뢰인의 경우, 중대한 마약인 필로폰을 투약한 범행을 과거에 여러 차례 저지른 전력이 있는데다가 또 다시 필로폰을 투약한 사건이어서 이미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된 상태였고, 죄질도 매우 좋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였습니다. 이에 저는 구속의 사유를 심사함에 있어 원칙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에 주력하였고, 피고인이 본 사건에서 자신의 죄책을 모두 인정하고 자백하고 있는 점과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며 자신이 아는 정보를 모두 진술하였으며 주거지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므로 일정한 주거가 있고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없다는 점을 상세히 변론하였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마약 사건은 피의자가 재범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판사님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변론을 함에 있어 의뢰인의 단약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호소하며, 최종적으로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시켜 주실 것을 변론하였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결과 및 석방
법원에서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의뢰인은 다시 경찰서 유치장으로 돌아가 입감되었습니다.
영장실질심사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몇 시간 이상 시간이 걸리고, 중대하고 무거운 사건들의 경우에는 그 결과가 밤늦게 나오거나 다음날 새벽에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영장실질심사를 직접 받은 피의자에게도 두려운 시간이지만, 영장실질심사를 직접 진행했던 변호사에게도 소위 피가 말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날 저녁 7시경, 저는 의뢰인의 모친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의뢰인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석방되었고, 의뢰인이 곧바로 자신의 모친에게 연락을 하였고, 의뢰인의 모친이 제게 연락을 해 온 것입니다.
사실 정말 믿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물론 당연히 최선을 다해서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고 변론을 진행하였지만, 마약인 필로폰을 투약한 전력이 이미 초범, 재범, 3범이라는 3차례의 동종 전력이 있었고 이번이 4범이었는데, 과연 구속영장의 청구가 기각될지 많은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부단한 노력 끝에 다행스럽게도 구속영장의 청구를 기각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의뢰인은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적인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건의 최종적인 결과는 추후 의뢰인이 기소되어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뒤에 어떠한 판결을 받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수사와 재판의 과정에서 불구속인 상태로 이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구속이 된 상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어권을 행사함에 있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저의 이번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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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문의나 질문을 주실 경우, 블로그를 보고 연락주셨다고 꼭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