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신은규 변호사입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맘카페나 오픈 채팅방 등에서는 교육 교재나 육아용품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이른바 '꿀팁'이 자주 공유됩니다. 그런데 순수한 호의로 할인 구매처를 소개했다가, 판매자가 잠적해버리는 바람에, 하루 아침에 수억원대 사기 사건의 '공범'이나 '브로커'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순수한 선의가 수억원대 사기 공범이라는 누명으로 돌아왔던 이 사건은 변호인으로서도 무척 안타깝고 분노가 일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고가의 유아 영어 전집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도서 페이백' 판매자를 지인들에게 소개했다가 억대의 사기 공범으로 고소당한 의뢰인을 변호하여, 경찰 수사단계에서 조기에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이끌어낸 성공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 '페이백'을 내세우며 접근하였던 판매자
제 의뢰인은 과거 10년간 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다가 아이로 인해 육아 휴직중이었던 평범한 엄마였습니다. 아이를 위해 고가의 영어 전집을 알아보던 중, 중고거래 카페에서 자신을 어린이 도서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A씨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판매자 A씨는 의뢰인에게 고가의 영어 전집을 한 달 정도 기다리면 큰 할인을 받아 살 수 있다고 하였고, 판매자 A씨는 "책값의 60%를 현금으로 먼저 주면 나중에 수수료를 얹어 되돌려주겠다"는, 책값의 할인된 금액을 현금으로 먼저 결제하면 이후에 매달 할부금을 통장으로 입금해 주는 일명 '페이백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의뢰인은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이 방식으로 판매자 A씨로부터 책을 저렴하게 구매했고, 실제로 배송도 받고 몇 차례 페이백도 돌려받은 후 의뢰인은 판매자를 굳게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2. 호의로 공유한 할인 정보, 폰지 사기의 덫이 되다
이후 의뢰인은 맘카페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에서 다른 엄마들이 영업사원에게 정가를 주고 책을 사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자신이 저렴하게 책을 샀던 경험을 공유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맘카페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엄마들에게 이 판매자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의뢰인은 맘카페 회원들과 같이 육아 정보를 교류하는 대화방을 만들었으며, 이 사건의 고소인도 이 대화방의 멤버였습니다. 의뢰인은 대화방의 멤버들에게 자신이 판매자 A씨로부터 저렴하게 도서 전집을 구매했던 경험을 공유하였습니다.
의뢰인이 도서 전집을 저렴하게 할인받아 구매했던 것을 알게 된 고소인을 포함한 대화방 멤버들이 의뢰인에게 판매자의 소개를 요청하자, 의뢰인은 판매자 A씨에게 연락하였는데, 판매자 A씨는 "모르는 사람들이라 수면에 나서기 꺼려진다"며 의뢰인에게 대신 입금을 받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맘카페 대화방 멤버들에게 위 사실을 전달하고 멤버들로부터 돈을 모아 판매자에게 대신 송금해 주었고, 이때 이 사건의 고소인도 도서를 구매했습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의뢰인이 '페이백' 방식에 대해서도 알리자, 대화방 멤버들은 관심을 보이며 판매자 A씨의 연락처를 달라고 하였고, 의뢰인이 대화방 멤버들에게 판매자 A씨의 연락처를 알려주자 그 이후부터는 고소인과 대화방 멤버들은 의뢰인을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판매자 A씨에게 연락하여 거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3. 판매자 A씨의 사기 행각의 발각
이후 고소인은 본인이 주도하여 다른 맘카페 회원들과 함께 판매자 A씨와의 거래를 계속하기 위한 또다른 대화방을 만들었습니다.
위 고소인과 맘카페 회원들이 있는 대화방의 멤버들은 판매자 A씨와 각자 알아서 개별적으로 거래했기 때문에, 의뢰인은 고소인의 거래 금액, 할인율, 상환 기간 등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페이백'의 원금 회수 날짜가 다가왔는데, 그때부터 판매자 A씨는 의뢰인을 비롯한 자신과 거래하던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재투자를 종용하는 이상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페이백' 지급과 관련해서는 세금 문제 등을 핑계로 지급 지연을 자꾸만 통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의뢰인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페이백'은 지급이 중단되었고, 판매자는 여러 핑계와 거짓말을 앞세우다가 갑자기 파산 신청을 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판매자 A씨는 사실은 신규 고객의 돈으로 기존 고객의 돈을 돌려막기 하는 악질적인 사기꾼이었고, 결국 돈을 지급하지 못하고 돌연 파산 신청을 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4. 절체절명의 위기 :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뒤바뀐 억울함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이 사건의 고소인이 "의뢰인이 판매자 A씨와 공모하여 우리를 기망하여 사기를 쳤고, 수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하여 이익금을 분배받았다"고 하며 의뢰인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입니다.
고소인은 의뢰인이 판매자 A씨와 공모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판매자가 아무런 변제 의사나 변제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판매자가 정상적으로 페이백을 해줄 것처럼 의뢰인이 고소인을 적극적으로 속였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에 대해서 적용되는 혐의는 형법상 사기죄였는데, 형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형법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은 제 의뢰인은 억울함에 눈물을 쏟았습니다. 본인 역시 판매자 A씨에게 속아 돈을 일부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졸지에 수억원대 사기 범행을 기획한 주동자로 몰렸기 때문입니다.
판매자 A씨는 몇 차례 페이백을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것처럼 하다가, 이후 세금 문제나 다른 여타의 핑계를 대며 페이백 지급을 차일피일 미뤄왔었고, 그렇게 많은 사람의 원성을 사다가 갑자기 파산 신청을 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경찰에 파악된 전국적인 피해 규모만 약 8억 원에 달했습니다.
경제범죄, 특히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기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초기에 공범 가능성을 매우 높게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합니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 수사기관은 중간 소개자를 브로커나 공범으로 강하게 의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 또한 고소인을 비롯한 여러 피해자들을 판매자 A씨에게 소개해준 위치에 있었기에, 경찰에서는 의뢰인이 판매자와 공범 관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5. 변호인의 전방위적 방어 전략 : 수백 페이지가 넘는 계좌 분석, 카카오톡과 통화 녹취록의 검토
그동안 수많은 경제범죄 사기범죄 형사사건을 다뤄온 제 경험상,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수사관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저는 즉각적으로 '객관적인 금융 데이터'와 '사건의 정황 증거'를 수집하여 의뢰인이 사기 범행의 공범이 아님을 입증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수당 제로(0)', 오히려 의뢰인이 손해를 본 객관적 증명
제 의뢰인에 대해서 사기 공범이 성립하려면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대가(수수료 등)를 의뢰인이 판매자 A씨로부터 취득했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의뢰인의 수년치 은행 계좌거래내역 전체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이 판매자 A씨에게 송금한 돈보다도 의뢰인이 판매자 A씨로부터 돌려받은 돈('페이백')이 더 적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숫자와 수치로 입증하여, 오히려 의뢰인 또한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의뢰인이 판매자 A씨로부터 사기 범행에 대한 수당을 받기는커녕 의뢰인도 동일한 피해자라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의뢰인과 판매자 A씨 사이에 소개 수수료나 이익금 분배 내역이 전혀 없다는 점을 금융 자료로 명백히 밝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확고하게 밝혔습니다.
오히려 의뢰인 또한 판매자 A씨가 제안했던 '도서 페이백' 방식을 신뢰하고 직접 거래하였다가, 판매자의 사기 행각이 발각된 이후 판매자에게 피해 변제를 촉구하고 판매자에 대한 고소를 검토하는 등 피해자로서의 행동을 일관되게 하여 왔음을 입증하여 의뢰인 또한 '피해자'의 지위에 있음을 부각하고 호소하였습니다.
카카오톡 및 통화 녹취록을 통한 공모 관계 타파
제 의뢰인이 만약 판매자 A씨와 공범 관계였다면, 판매자 A씨의 사기 행각이 발각되었을 때 서로 입을 맞추거나 범죄 수익을 논의하거나 도피를 계획했어야 합니다.
의뢰인이 이 사건의 고소인 등에게 판매자를 소개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의뢰인 자신이 저렴하게 교재를 구입한 경험을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논증하였고, 그 이상으로 의뢰인이 판매자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또다른 공모 행위를 한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나아가 저는 판매자가 파산을 선언했던 전후로 의뢰인과 판매자가 나눴던 카카오톡과 통화 녹취록을 전면 분석 및 검토하고 제출했습니다.
해당 카카오톡과 통화 녹취록에는 의뢰인이 판매자 A씨에게 "빨리 돈을 갚아라"라고 분노하고 항의하는 내용만이 가득했으며, 이는 둘 사이에 사기 범행에 대한 공모 관계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습니다.
고소인의 개별적 거래 입증
고소인은 처음에 의뢰인을 통해 판매자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의뢰인을 거치지 않고 본인이 직접 판매자와 개별적으로 연락하며 투자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의뢰인은 고소인이 판매자에게 얼마를 투자했는지 알 수도 없었으므로, 기망행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법리적 주장을 펼쳤습니다.
대법원 판례 검토를 통한 사기 범의의 부재의 주장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기죄의 공범이 성립하려면 '공동가공의 의사(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범행 전후의 피의자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판매자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았고, 고소인을 비롯한 피해자들에게 의뢰인이 판매자를 소개할 시 위험성을 고지하였으며, 의뢰인은 고소인과 판매자 사이의 개별 거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였고, 판매자의 사기 범행 발각 후 의뢰인 또한 피해를 본 당사자로 피해자로서의 일관된 행동을 하였는바, 의뢰인이 판매자와의 관계에서 공모 사실 및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음을 법리적으로 주장하였습니다.
6. 사건의 결과 : 경찰 단계 '불송치(혐의없음)' 결정
경찰은 제가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들과 방대한 증거자료들을 모두 면밀히 검토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찰은 ① 의뢰인 역시 수회에 걸쳐 판매자 A씨에게 금원을 교부하고도 돈('페이백')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되는 점, ② 카카오톡과 통화 녹취록 등을 검토한 결과 의뢰인이 판매자와 사기 범행을 공모했다는 점을 인정할 단서가 없는 점, ③ 판매자가 사기 범행을 통해 편취한 금원을 의뢰인과 나누거나 분배했다고 볼 객관적 내역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고소인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의뢰인은 억울한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을 수 있었으며, 길고 고통스러웠던 억울한 누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형사전문변호사의 조언
지인들에게 좋은 정보를 공유하려다 뜻하지 않게 사기나 유사수신행위의 공범으로 연루되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나는 억울하니까 경찰이 알아주겠지"라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는, 주범과 함께 엮여 무거운 형사 처벌은 물론 막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범죄 사기범죄 방어의 핵심은 자금 흐름에 대한 철저한 추적과, 공범이 아니라는 객관적 증거의 선제적 제출입니다. 억울하게 사기 범죄자로 몰려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혼자서 대응하지 마시고 반드시 사건 초기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게 누명을 벗으시길 바랍니다.
이상과 같이 저의 이번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신은규 변호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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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문의나 질문을 주실 경우,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주셨다고 꼭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